필리버스터의 정의와 역사적 배경
filibuster, 議事妨害
국회(의회)에서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기타 필요에 따라,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의사 진행을 지연시키는 무제한 토론을 말합니다.
필리버스터는 장시간 연설, 규칙적인 발언, 의사진행 또는 신상발언 남발, 요식 및 형식적 절차의 철저한 이행, 각종 동의안과 수정안의 연속적인 제의, 출석 거부, 총퇴장 등의 방법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폐단 또한 적지 않기 때문에 국회에서 의원이 발언시간을 제한하거나 토론종결제 등으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의회 내에서 긴 발언을 통해 의사진행방해를 하는 것은 고대 로마 원로원에서부터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마르쿠스 포르키우스 카토(소 카토)는 정부의 법안 가결을 막기 위해, 밤까지 긴 발언을 이어가는 것을 자주 사용하였습니다. 그때 로마 원로원은 해질녘까지 모든일이 끝나야 한다는 규칙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전술로 표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카토는 이렇게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입안하는 정책을 막는데 사용하였습니다.
필리버스터는 16세기의 '해적 사략선(교전국의 선박을 공격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로부터인정받은 민각 소유의 무장 선박)'또는 '약탈자'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필리부스테로(filibustero)'에서 유래한 말로, 본래 서인도의 스페인 식민지와 함성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다,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네브래스카주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막기 위해 반대파 의원들이 의사 진행을 방해하면서 정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까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1957년 미 의회에 상정된 민권법안을 반대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24시간 18분 동안 연설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필리버스터
우리나아에서 필리버스터를 가장 처음 한 인물은 1964년 당시 의원이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당시 야당 초선 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료 의원인 김준연 자유민주당 의원의 구속동의안이 본 회의에 상정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발언해 결국 안건 처리를 무산시켰습니다.
1969년 8월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개헌을 막기 위해 10시간 15분 동안 발언한 것이었습니다. 이는 당시까지 가장 긴 필리버스터로 기록되었습니다.
필리버스터는 1973년 국회의원의 발언시간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하는 국회법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폐기됐다가 2012년 국회법(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면서 부활하였습니다.
2012년 개정된 '국회법 제106조2'에 따르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하려는 경우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의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고, 의장은 해당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해당 안건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시작되면 의원 1인당 1회에 한 해 토론을 할 수 있고, 토론자로 나설 의원이 더 이상 없을 경우 무제한 토론은 종결됩니다.
또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이 무제한 토론의 종결을 원하고 무기명 투표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종결에 찬성할 경우에도 무제한 토론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무제한 토론의 효과는 해당 회기에 국한되므로, 무제한 토론을 하던 중 회기가 종료되면 해당 법안은 자동으로 다음 회기 첫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한편, 테러방지법 통과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가 2016년 2월 23일 오후 7시 7분부터(더불어민주당의 김광진 의원) 3월 2일 오후 7시 32분까지(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192시간 넘게 진행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월 24일 10시간 18분에 걸쳐 테러방지법 통과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을 진행한데 이어 2월 27일에는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이 11시간 39분을 연설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행한 이종걸 원내대표가 총 12시간 31분의 무제한 토론으로 이때까지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후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020년 12월 12일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 나서 총 12시간 47분 동안 진행하면서 역대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바꿨습니다.
해외의 필리버스터
미국
미국 상원에서는 슈퍼 60석(Super Majority)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동의하면 필리버스터를 자동 종결시키는 클로처(Cloture)제도의 기준이 됩니다.
오바마 정부 초기 오바마케어가 포함된 예산안이 가결될 조짐을 보이자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극우파인 테드 크루즈가 2013년 미국시각으로 9월 24일 오후 2시 40분에서 낮 12까지 무려 21시간에 달하는 필리버스터링을 시행하였습니다. 동화책을 읽거나 자신이 살아온 일생은 얘기하고 스타워즈 패러디를 읊는 등 여러 방법을 시도하였으나 결국 예산안은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 역시 미국 공화당과 오바마 대통령이 합의한 부자감세연장안 표결에 대항하여 8시간 27분동안 연설하였으나 이는 상원 표결이 예정되어 있었던 만큼 표결을 방해하는 필리버스터는 아니나 버니샌더스필리버스터로 불리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최장 필리버스터는 1957년 미 의회에 상정된 민권법안을 반대하기 위해 연단에 오른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24시간 18분 동안 연설한 것입니다.
일본
일본은 무제한 토론, 무제한 수정안 제출, 그리고 내각 및 의장단, 상임/특별위원장 불신임안, 문책결의안 제출 방식, 표결시 '우보전술'이라고 불리는 투표 지연작전 등이 있습니다.
내각불신임안, 각료해임건의안, 의장해임안, 위원장불심인안, 문책결의안 등은 최우선 표결 의안이라고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 법안보다 우선 표결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탈리아
무려 8,200만 개의 수정안을 제출하는 식으로 수정한 필리버스터가 많은 국가 입니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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